수니파와 시아파의 차이점 – 이슬람 갈등의 원인과 현대 영향력까지

“이슬람은 하나지만, 이슬람 세계는 결코 하나가 아니었다.”
전 세계 무슬림 인구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수니파와, 나머지를 이루는 시아파. 두 종파는 모두 ‘알라’를 믿고 ‘코란’을 경전으로 삼지만, 무함마드 사후의 후계자 문제에서 갈라진 이 분열은 1,400년 넘게 이어져 왔다.

단지 교리의 차이일 뿐일까?
오늘날 중동의 내전, 테러, 국가 간 긴장의 배후에는 이들 종파 간의 뿌리 깊은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역사적 기원, 교리 차이, 지도자관, 정치적 이해관계를 정리하고, 왜 이 차이가 오늘날까지도 이슬람 세계의 갈등을 불러오는가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슬람을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두 흐름의 본질부터 살펴봐야 한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차이점 – 이슬람 갈등의 원인과 현대 영향력까지

이슬람은 단일한 신앙 체계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 동안 갈등과 충돌, 때로는 협력과 공존의 역사를 품고 있는 두 주요 종파가 존재한다. 바로 수니파(Sunni)시아파(Shia)다. 두 종파는 모두 코란을 경전으로 삼고 무함마드를 마지막 예언자로 믿으며, 하루 다섯 번의 기도나 자선과 금식 등의 기본적인 교리를 공유한다. 그러나 지도자 계승 문제를 둘러싼 7세기의 분열은 단지 정치적 선택을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세계 지정학과 종교적 정체성의 심층 구조를 형성했다.

분열의 시점: 무함마드 사후, 누가 공동체를 이끌 것인가

632년, 이슬람의 창시자이자 예언자인 무함마드(Muhammad)가 후계자를 명확히 지정하지 않은 채 사망하자, 초기 무슬림 공동체는 혼란에 휩싸였다. 후계자 문제를 두고 두 가지 주장이 갈라졌다.

  • 하나는 “선지자의 관행(Sunnah)”에 따라 공동체의 합의로 후계자를 뽑자는 입장이었고, 이들은 무함마드의 절친한 동료였던 아부 바크르(Abu Bakr)를 초대 칼리파로 추대했다. 이들이 바로 훗날 수니파로 불린다.
  • 다른 하나는 “무함마드의 혈통만이 정통성을 가진다”고 주장한 측이다. 이들은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Ali ibn Abi Talib)를 유일한 정통 후계자로 보았고, 그의 후손만이 이슬람 공동체를 이끌 자격이 있다고 믿었다. 이들이 시아트 알리(Shīʻatu ʿAlī), 즉 시아파의 기원이 된다.

이 분열은 단순한 인물 선택을 넘어서 이슬람 세계 전반의 신학, 정치 구조, 사회적 정체성에 영향을 미쳤다.

교리와 실천의 차이: 같지만 다른 신앙의 결

수니파와 시아파는 모두 코란을 신성한 경전으로 삼지만, 신학과 예배, 종교 권위 체계에서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구분 수니파 시아파
지도자관 선출된 칼리파, 종교와 정치 분리 경향 알리와 그 후손 ‘이맘(Imam)’의 신성한 권위
종교권위 울라마(학자 중심), 다원적 해석 가능 이맘의 무오설(무오류), 독점적 종교 권위
기도의식 하루 5회 기도, 손 모아 기도 하루 3회로 줄여서 시행 가능, turbah 사용
종교축일 이드 알피트르, 이드 알아드하 등 중심 아슈라(Ashura, 후세인의 순교일)를 최대 기념일로 애도

특히 시아파는 후세인(Husayn ibn Ali, 알리의 아들)이 카르발라 전투에서 순교한 사건을 매우 중요시하며, 이슬람력 1월 10일의 ‘아슈라’에는 전 세계 시아파 지역에서 대규모 애도 행진이 벌어진다. 반면 극단적인 수니파 단체들은 이를 이단 행위로 간주하고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현재의 종파 지도: 이란과 사우디, 그리고 그 사이의 분쟁들

오늘날 전 세계 무슬림 인구의 85~90%가 수니파, 10~15%가 시아파에 속한다. 각 종파는 특정 국가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정치적 동맹과 분쟁의 선을 긋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 수니파 다수국: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77%), 이집트, 터키, 인도네시아 등
  • 시아파 다수국: 이란(90%), 이라크, 바레인, 아제르바이잔, 레바논(일부)

대표적인 예가 이란(시아파)과 사우디아라비아(수니파) 간의 경쟁 구도다. 두 국가는 단순한 종파의 차이를 넘어서 중동에서의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시아파 무장세력을 지원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사우디는 그에 대응해 수니파 동맹과 미국 등과 협력한다.

파키스탄–이란 충돌: 종파 갈등의 또 다른 현장

2024~2025년에는 수니파 다수국 파키스탄과 시아파 국가 이란이 서로의 영토를 공습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발단은 이란이 파키스탄 내 수니파 무장조직(ISKP) 거점을 공격한 것이었다. 이에 파키스탄이 즉각 보복 공습을 단행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었다.

이 충돌은 단순한 영토 문제라기보다, 이슬람 종파 간의 긴장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이 때때로 수니파 단체 하마스를 지원하는 예시처럼, 종파보다 전략적 이해와 공통의 적(예: 이스라엘)이 더 우선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무리하며: 분열과 공존 사이의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는 과거의 분열로 시작되었지만, 각자의 지역과 문화 속에서 독립적인 신앙 체계와 사회를 이루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무력 충돌이 종종 종파적 긴장을 배경으로 발생하긴 하지만, 동시에 많은 무슬림 사회에서는 두 종파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해를 위한 관건은 단순히 ‘다르다’는 것을 넘어서, 왜 다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다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깊이 있게 바라보는 것이다. 종교는 믿음의 문제이면서도, 그 사회와 문명의 흐름을 좌우하는 현실적인 힘이기도 하다.